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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이야기

[오피스라이프] 기억에 남는 선물

직장생활을 하면서...

참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마음 속에 특별한 기억으로

인상 깊게 남는 사람은 흔치 않은 것 같다.

 

나도 사람의 얼굴이나 특징을 잘 기억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특별히 기억나는 사람이 있다.

 

 

2012년 7월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정확히 3년전.

자동차운반선 계약 건으로 한 선주사와 미팅을 했었는데 

스트레스 받는 일 주일간의 미팅을 마치고

거의 계약 마무리를 할 무렵이었다.

 

약간의 기다리는 시간이 있어서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한 선주가 파일철 속에서 "종이 한장"을 건내는거다.

 

 

뭐지.... 하며 살펴보니, 종이접기 순서가 적힌 도면이었다ㅎㅎ

"앵커"를 종이로 접어서 만드는 도면(?) ㅎㅎ

일본어로 오리가미라고 하나? 아무튼...

 

들어보니 선주가 한국에 오기 전에 일본 거래처에 들렀다 오는 길인데

일본인 친구가 선물로 줬다고...

그런데, 접다가 자기는 포기했다면서 나에게 보여 주는거다.ㅎㅎ 귀엽ㅋㅋ

 

어차피 조금 기다려야 되는 시간이 있어서

가지고 있던 A4용지로 접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어... 이거 학 접는거랑 비슷하네... 하다가

 

얼떨결에 "앵커 완성" ㅋㅋㅋㅋㅋㅋ

왘ㅋㅋㅋㅋㅋㅋㅋ

 

선주에게 보여주니,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게 아닌가ㅎ

오! 이거 어떻게 만들었냐면서... 엄청 신기해하길래

기념으로 하나 더 접어줬다 ㅎㅎㅎ

 

자기가 가져도 되냐고 묻기래... 물론 된다고 했더니

선물로 받은 넥타이 담는 케이스에서 넥타이를 빼고,

거기에 예쁘게 담아 가는게 아닌가...

자기 나라에 돌아가서 사무실에 보관할거라고ㅎㅎㅎ 귀엽 ㅋㅋ

 

일 주일간의 계약미팅 동안 매일 진지하고 심각한 표정만 보다가

종이로 접은 앵커 하나 받고 아이처럼 천진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새삼... 사람은 다 똑같구나...ㅎㅎ

 

 

그런데, 그 선주를 오늘 다시 만났다.

3년만에.

새로운 배 계약 건으로.

 

이번에 보면 나를 기억할까? 생각했는데...

보자마자, 반갑게 인사하며 나를 기억한다고 하지 않는가... 반갑ㅎㅎ

나도 당신을 기억해요.

 

그 때, 그 환한 미소!

아이처럼 천진한 표정!

짧은 순간, 우연한 인연이었지만,

당신 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기억에 남는 특별한 선이었으니까.

 

서로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되길.

Good Luck to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