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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리뷰/영화/공연

[영화 사도 후기/명대사] 인간의 욕심과 집착이 만든 아버지와 아들의 비극 (송강호, 유아인)

베테랑을 보고 배우 유아인 정말 대단하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연이어 나오는 사도 예고편을 보고 이건 꼭 봐야지 하고 점찍어뒀었다.

거기다 상대배우가 송강호!!

믿고보는 두 배우 덕분에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영화표부터 예매했다.

 

 

 

사도세자 이야기야 워낙 유명하니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이번에 영화를 보고 이것저것 알아보면서 영조도 그렇게 살게된 원인이 있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전개는 파격적이었다.

영화는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는 아버지 영조가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뒤주에 갖힌 날부터 숨진 8일째까지 하루하루 죽어가는 사도세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중간중간 과거의 모습을 오버랩시키는 방법으로 영화는 흘러간다.

 

 

무수리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평생을 출신성분에 한 열등감과 완벽주의를 지향했던 영조!

그가 낳은 두번째 아들, 사도세자!

어린 사도세자는 매우 영특하여 영조의 사랑을 듬북받으며 자란다.

실제로 아버지 영조는 아들이 공부할 책을 밤을새워 직접 쓰기도 했다고 나온다.

영조는 자신이 무수리의 자식이라 갖게 된 한이 있어 아들 사도세자에게서는 그런 모습을 결코 보기 싫어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더더욱 아들을 완벽한 왕으로 만들고자했던 영조는 어린세자에게 공부에만 열중하기를 강요하게된다.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엄격한 아버지...

 

 

그럴수록 움츠러드는 어린 세자...

 

 

 

 

아버지 영조의 기대와 집착이 점점 커지면서 둘의 관계는 점점 심각해져 가는데...

이는 영조의 선위 파동과 대리청정을 겪게되면서 그 갈등은 극에 다다르게 된다.

대리청정을 하면서 사도세자에게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장면에서는 보는내내 나도 숨이 막히는 줄 알았다ㅜㅜ

 

 

 

선왕 숙종의 묘소에 가는 길에 비가 내리자,

사도세자에게 너 때문에 성스러운 길에 비가 내린다며, 함께 가던 세자에게 돌아가라고 야단친다.

왕이라는 이유로, 아버지라는 이유로, 절대 권력으로 아들인 사도세자를 책망하고 몰아세우는데 어떤 사람이 제정신으로 버틸 수 있을까?

둘의 관계가 보는 내내 너무 안타깝고 숨이 막혔다. 

 

 

 

아버지와 아들의 인연으로만 만나지 않았더라면...

 

 

사도세자의 광증은 더 심해지고 심지어 옷에 대한 강박증인 의대증도 생기게된다.

실제로 사도세자는 옷을 입으면 아버지 영조를 만나러 가야한다는 공포에 시달려 옷을 입기 싫어하고 옷을 입는데 하루 종일 걸리기도 했다고 하고 시중을 들던 내관과 시녀를 많이 죽였다고도 한다.

 

 

 

반면 사도세자의 아들 세손(훗날 정조가 되는)은 타고난 영특함으로 영조의 총애를 받고 자라지만,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어가는 과정을 보는 비극을 격게된다.

어린 정조가 영조에게 한 명대사도 잊을 수가 없다.

사도세자의 어머니 영빈이씨의 환갑날 사도세자의 명으로 4배를 드린 것에 대해서 영조가 왜 그랬냐고 묻자

"사람이 있고 예법이 있는 것이지, 어떻게 예법이 있고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까.

공자도 그랬습니다. 사람의 말단을 보지 말고 마음을 보라고. 저는 그날 아비의 마음을 보았습니다."

어린 세자의 마음 씀씀이가 보여지는 대목이다.

 

 

영화를 보다가 유일하게 눈물을 쏟았던 장면~

아비에게 물 한잔도 드리지 못하느냐고 울부짓는 아들의 모습...

뒤주 속에서 죽어가는 아버지 사도세자에게 어서 밖으로 나오시라고 울부짓는 아들의 모습...

잔인하리만큼 냉정한 영조와 사도세자의 관계보다 사도세자와 아들 정조의 부자관계가 더 슬프고 마음이 아팠다.

 

 

사도세자의 어머니 영빈이씨역의 배우 전혜진

 

 

사도세자의 부인 혜경궁 홍씨 역의 문근영

 

 

훗날 정조가 되는 사도세자의 아들 

 

 

마지막 극의 반전이 있을 줄 알았으나, 무난하게 끝나버려서 조금은 아쉬웠지만 영화 전체적인 내용은 만족스러웠다.

영화를 보는내내 송강호와 유아인은 전혀 보이지 않고, 오직 영조와 사도세자 둘의 팽팽한 관계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영화에서는 자세히 그려지지 않았지만, 분명 영조도 왕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또 아버지로서의 고뇌가 있었을텐데 자식을 자기 손으로 죽일 수 밖에 없었던 시대적 상황과 인간의 욕심과 집착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아무튼 시대는 달라졌지만 우리가 사는 시대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람에 대한 지난친 욕심과 바램은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도 병들게 하고 망칠 수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그림과 무예를 좋아했던 사도세자의 한 장면과 명대사로 리뷰를 마무리해야겠다.

"내가 바란 것은 아버지의 따뜻한 눈길 한 번, 다정한 말 한마디 였소!"

 

따뜻한 눈길, 다정한 말 한마디 전하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